취준 기간은 2~3개월 정도로 잡았다.
회사 고르는 안목도 없는 상태에서 바로 취업하기엔 리스크가 있다 생각했기 때문.
감사하게도 생각보다 많은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그리고 다양한 입사 제안 오퍼를 받으며 엄청난 갈등을 겪었다.
'이 정도면 괜찮은 회사 아닐까?' vs '좀 더 도전해 봐도 되지 않을까?'
'여기가 내 수준에서의 베스트인데, 분수도 모르면서 내 발로 걷어차는 건 아닐까?'
누구나 취준을 시작할때는 자신만의 기준을 정해둘 것이다.
그런데 이 기준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현실과 타협하고 싶은 마음이 매일 든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으며 계속 취준을 진행하기로 했다.
취준 막판이 되니 나의 목표치를 웃도는 회사들의 오퍼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때 또 고민이 시작된다... 이 중 뭘 골라야 하나...
한 군데도 안되는 것보단 낫다고들 하지만,
이 상황에서의 극심한 고민과 스트레스는(신입이라 더 그런듯) 겪어본 사람만이 알 것.
한 순간의 선택이 나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만 같은 압박감에 시달린다.
신입 개발자 취준생들은 나의 '성장'을 도와줄 회사를 찾곤 한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이 기준은 정말 막연하다. 증명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 성장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라는 말이 와닿았다.
그래서 '성장 가능성' 마냥 추상적인 기업 가치를 알아내려고 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지표를 비교해 회사를 선택했다.
그리고 아직까진 그 선택에 후회는 없다.
코로나로 인한 혼란 속에 신입으로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첫 출근날 사무실이 무척 고요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그날 회사 계정, 코드 소스, 서비스 구성에 대한 안내를 받고
다음날부터 나도 재택에 들어갔다. 😇
'와........... 진짜 깊고 넓어 보인다.......... 어디서부터 봐야되는거지?'
회사 코드에 대한 첫 인상이었다.
Node express를 쓰지만 사실상 이를 베이스로 사내 자체 프레임워크를 구축해 쓰는듯 했다.
나름 실서비스중인 남의 깃헙코드도 좀 들여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인생은 실전이다.
초기에 재택은 쉽지 않았다.
뭘 어떻게 물어봐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 소속감 부재 등의 문제가 생겨났다.
'아 이런거 물어봐도 되는걸까...?'
라는 생각이 특히 많이 들었고,
이걸 물어봐? 말아? 어떻게 물어봐? 하는 동안 한시간이 가버리기도 했다.
슬픈 마음에 개발자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니
나같은 신입 개발자들이 꽤 많이 보였다.
재택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사람들은 모두 같은 고민을 하나보다.
며칠 지나지 않아 굉장히 별 거 아닌걸로 고민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차피 난 신입 아닌가? 모르는 게 당연할 수도...?
특히 팀원들이 '모르면, 그냥 물어보라', '이해가 안가면 출근해달라고 요청해도 된다'
말해준 게 은근히 큰 위안이 되었다.
'이거 물어봐도 될까?' 라는 생각이 들때마다
'나는 바보다!' 라고 한번씩 되뇌였더니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 (?)
오히려 비전공자들이 스스로 비전공자라는 타이틀을 의식하는 경우가 있다. 나도 아직 그렇다.
CS, 자료구조 알고리즘 지식 때문에 그런 경계를 짓곤 하는데,
주니어 시기에 부족한 점을 공부해 나가면 된다. (라고 팀장님이 말씀하셨다)
'사내에서 사용할 가상 메모리 매핑 시스템을 구축하라~ (?)'
같은 업무가 주니어에게 주어지지 않는 이상 일리 있는 말씀인 것 같다.
물론 지식이 아예 없는 상태여도 괜찮을지는 모르겠다 😅
나의 경우, 'CS,자료구조,알고리즘 공부를 아예 안했으면 큰일 날뻔 했다' 고 생각했다.
올해 초 부트캠프에 들어가기 전 CS, 자료구조, 알고리즘을 독학했었는데
그때 알게된 지식들이 업무를 진행하는데 꽤나 도움이 많이 되었다.
개발자는 평생 공부해야 되는 직업이라고 다들 그런다.
회사 다니면서 그 말을 뼈져리게 느꼈다.
와, 이거 진짜 나 은퇴할 때까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순간 스쳐 지나간 적도 있다.
그래도, 모두가 공감하듯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아가는 재미가 이 직업의 큰 장점 아니겠는가.
가장 기억에 남는 2021년 하루도 그랬다.
며칠을 끙끙 앓던 문제를 해결하고 PR을 올린 뒤, 퇴근 후 애인과 맛있는 저녁을 먹던 날이 기억에 남는다.
그런 하루하루가 쌓여 만족스러운 2021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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